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연금저축펀드의 장점을 설파하는 영상들을 많이 봤습니다. 과연 좋기만 한 상품일지 분석한 결과를 영상 댓글에 남겼는데, 그냥 버리기 아쉬워서 여기에 남깁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대표님 영상을 보고 연금저축펀드 상품을 조금 분석해봤는데요, 의아한 부분이 있어 댓글 남깁니다. 연금저축보험과의 비교가 아닌 연금저축펀드 그 자체만으로 볼 때, 이 상품이 반드시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연금저축펀드는 결국 자산의 유동성을 포기하는 대신 아래 두 가지 장점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보입니다.
1. 매년 환급받는 금액이 실질적으로 수익률 상승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
2. 일반 계좌였다면 지불했어야 할 각종 세금(양도소득세, 배당소득세)이 연금 수령 시점으로 이연될 뿐만 아니라 낮은 수준의 연금소득세로 대체된다는 점 (일반 계좌의 양도소득세는 운용 수익에 대해서만 부과되므로 연금 상품의 운용 성과가 부진할수록 실질적인 세율 인하 효과도 작아지지만 이 부분은 논외로 두겠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모르고 활용할 경우 손해를 보거나, 연금저축펀드 상품의 장점을 제대로 얻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1. 중도 인출할 경우 환급 받은 금액 이상을 토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연말정산 환급은 계좌 납입 금액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중도 인출시에는 세액공제 받은 금액과 운용수익을 합한 금액에 16.5% 기타소득세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주식형ETF가 아닌 경우에는 큰 손해는 아니겠지만(양도소득세 15.4%), 국내주식형ETF(양도소득세 면제) 중심으로 운용했을 경우 기회비용이 극대화됩니다.
- 근로소득만 있을 경우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그 외의 경우에는 종합소득금액 4,400만 원 초과시 세액공제 비율이 13.2%로 낮아집니다. 이 경우에도 중도 인출시에 부과되는 기타소득세는 동일하게 16.5%입니다. 세액공제 받은 금액을 그대로 다시 인출하더라도 손해를 보게 되는 구간입니다.
2. 국내주식형 ETF를 중심으로 운용할 경우 연금저축펀드의 세금 이연/절감 효과가 매우 저하됩니다.
- 국내주식형 ETF의 경우 일반 계좌에서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가 면제됩니다. (2023년부터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고 하더라도 연 5,000만 원 기본공제가 적용되므로 사실상 세금이 면제된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연금계좌에서 매도한 금액을 수령할 경우 최대 5.5%의 연금소득세가 부과됩니다. 오히려 일반 계좌였다면 내지 않았을 세금을 내게 되는 거죠. 연금저축펀드 상품의 실질적 수익률 상승 효과를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손해인 셈입니다.
3. 연금 수령 금액을 높이고 싶을 경우에도 상품의 효과가 저하됩니다.
- 연간 1,200만 원 한도로 수령할 경우 연금소득세는 5.5%입니다 (70세 미만 기준). 월 100만 원 정도면 괜찮아 보이는데, 문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화폐가치가 하락한다는 점입니다. 물가 상승률을 연 2%로 가정할 때, 현재 만 30세인 사람이 연금을 수령하게 되는 25년 이후의 월 수령액 100만 원은 현재 화폐가치 기준으로 약 60만 원 수준입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충분치도 않아 보이는 금액입니다. 그 이상의 금액을 수령하고 싶으면 1,200만 원 초과분에 대해서 16.5%의 세금이 부과됩니다. 많이 받을수록 세제 혜택이 줄어들겠죠.
장점이 있는 상품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유의미한 중도 인출 가능성이 존재하는 투자자일 경우 대안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내주식형ETF는 타 계좌에서 운용하고, 그 외 상품들을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이 상품의 장점을 더 잘 활용하는 방안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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