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 독토 클럽에서 쓴 첫 서평. 사실 책을 완독하지도 못하고 제출 기한 때문에 휘갈겨 쓴 독후감이다. 앞으로는 좀 성실히 쓰자는 생각...
그릿 자체도 (일부) 유전의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즉 그릿도 재능이라는 문구를 보고 드는 짧은 생각.
입시 공부를 할 때부터 나는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이었다. 공부를 하려다가도 불현듯 잡생각이 들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일쑤였다. 한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앉아 있는 일은 나에게 꽤나 힘든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풀이 과정을 궁리해볼 수 있는 수학 같은 과목은 참을 만했지만, 주구장창 암기만 해야 하는 과목은 버티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한 자리에서 오래 공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꾸준하게 한 과목을 공부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기는 매한가지였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지금은 싱가폴에서 일하고 있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A를 만났다. A는 엄청난 노력파였다. 공부는 내가 더 잘했지만, A가 한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능력과 성적이 오를 때까지 꾸준하게 노력하는 능력만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나는 항상 독서실 책상에 얼굴을 붙이고 꿀잠을 잤고, A는 야간자율학습을 빼먹지도 않고 정말 열심히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A의 뼈를 깎는 노력 덕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A에게는 노력이 비교적 쉬워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랜 시간 공부를 할 때 나보다 그 친구가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는 느낌이랄까. 그 친구를 보면서 "노력에도 약간의 재능이 필요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이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려줬다. "그릿 척도 중 끈기의 유전율은 30%, 열정의 유전율은 20%였다"라는 문장. 어쨌든 노력도 재능의 영향을 받기는 한다.
그리고 최근의 나를 되돌아본다. 요즘 부쩍 일에서의 동기부여를 잃고 있는 것 같다. 동기부여를 잃으면서 일에 대한 집중도 같이 떨어지고 있다. 업무 중에도 메신저를 많이 쓴다. 분량이 많은 자료를 집중해서 읽는 것도 예전보다 어려워진 것 같다. 사실상 윤리 과목을 암기하는 걸 싫어하던 고등학생 때의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모든 걸 재능의 영역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내 끈기의 70%와 열정의 80%는 재능이 아닌 다른 곳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양한 영역에 대한 탐험"이라는 주제로 이 단락을 풀어보고 싶지만, 이번 독후감은 바쁜 프로젝트 일정을 핑계로 여기서 마무리. 조금 더 진득하게 책을 읽은 후에 어떻게 나를 동기부여하고, 어떻게 열정과 노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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