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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평균의 종말

진짜 너무 쓰기 싫어서 그냥 하이라이트 해놓은 부분 위주로 휘갈겼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지도 않을 만큼 두서없이 썼지만 이렇게 쓰는 것 자체에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재미있는 책, 재밌게 후기를 쓸 수 있는 책을 읽자.

한 가지 인상깊었던 사례는 아이의 걷기 발달 과정에 대한 사례였다. 유아의 발달 과정을 지켜보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이 있다. 아이의 두 다리가 걷는 듯한 움직임, 즉 보행반사라는 증상을 보이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두고 인간에게 선천적인 보행 본능이 있다는 증거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런데 의아한 것은 아이가 생후 2개월쯤 되면 이 반응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걸음마를 떼기 직전에 다시 보행반사가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이 괴현상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또 다시 평균을 활용했다(종합 후 분석 방식). 아이들의 보행반사가 사라지는 평균적인 시기를 알아낸 후, 이 시기에 아동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한 가지 신경 발달 과정이 보행 반사가 나타났다 사라지는 시기와 일치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해당 신경 발달 과정이 보행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 이 결론 (미엘린 형성론)은 1960년대 초에 보행 반사에 대한 의학계의 표준적 해명으로 자리잡았다. 심지어 아기의 보행반사가 제때 사라지지 않으면 의사들은 아이들에게 신경 장애가 있을지 모른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의사들도 제대로 헛짚었다. 보행반사가 사라지는 이유는 허벅지의 무게 때문이었다. 이상함을 느낀 에스터 텔렌이라는 과학자가 개개의 유아를 분석한 결과, 체중 발달 속도에 따라 보행반사가 나타나는 시기가 시기가 달랐다. 신체 성장이 빠를수록 허벅지는 무거워지지만 근력이 이를 따라오지 못해 걷는 듯한 자세를 취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종합한 후 분석하는 평균의 방식을 사용함으로써 무시되었던 것이 각 유아들 개개인을 분석함으로써 밝혀진 것이다.

실제 나도 일을 하는 과정에서 전체를 묶어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내는 방법을 많이 쓴다. 그 과정에서 놓친 것들은 없는지, 개개의 특성을 무시한 채 도출된 하나의 결괏값이 그룹 내 개개의 대상을 대표한다고 논리적 비약을 사용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진짜 읽기 힘들었다. 특히 초반에 평균주의의 역사에 대해서 언급할 때는 진짜 책을 덮고 싶었다. 그래도 참고 봤고, 이후부터는 조금 재밌었던 것 같다. 확실히 내가 "평균"이라는 개념에 너무 익숙해져 있구나, 싶은 부분도 있었다. 결국 중간에 조금씩 넘긴 부분을 제외하면 완독했다. 다만, 덕분에 독서 의지는 좀 꺾인 듯 하다.

인간의 특성 1) 들쭉날쭉하다 (다차원적으로 이루어진 각 차원들 사이의 관련성이 낮다는 전제 필요)

들쭉날쭉의 원칙: 개인의 재능 등은 들쭉날쭉함. 다차원적인 재능/특징 등을 하나의 등급 등으로 평가 불가능. 재능을 평가하려 할 때 평균에 의존하는 바람에, 들쭉날쭉한 재능을 표준화된 시험상의 점수나 등급, 업무 실적 등 하나의 차원으로 전락시키는 경향이 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차원적 사고를 통해 인간을 평가하는 이유? 대다수가 평균주의 과학에 길들여져 은연중에 개개인보다 시스템을 우선시하기 때문.

예를 들어서, 학점과 영어 점수와 인턴쉽과 대외활동으로 등급을 매기고 이를 점수화해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은 매우 쉬움.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들이 그 방식을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임.

하지만 똑같은 85점짜리 지원자라고 하더라도 각 지원자는 강점과 약점이 확연히 다르며, 이 지원자들의 재능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단순 등급 매기기는 오판을 초래할 가능성이 다분함


특성 2) 맥락의 원칙. 맥락에 좌우된다.

개개인의 행동은 특정 상황과 따로 떼어서 설명/예측될 수 없음. 행동은 개인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이 둘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결정됨.  (너무 당연한 얘기겠으나,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는 내향적이면서 개인 생활을 할 때는 외향적일 수 있음. 그런데 우리는 일반적으로 어떤 사람을 한 가지 맥락에서만 보게 되므로, 어떤 사람의 특정 맥락에서의 특성을 그 사람의 일반적인 특성으로 단정짓는 경우가 많음)

개인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 사람이 놓여있는 맥락에서의 특성만이 그 사람 자체가 아님을 명심한다면 더 폭넓게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됨. 결국 긍정적 관계의 토대가 될 것.


규범적 사고의 핵심 가정: 정규 경로에 대한 가정

일반적인 아이들은 비슷한 발달 과정을 거친다. 먼저 기고, 그 다음 몸을 끌고, 그 다음 한 다리로 일어서고... 등등 (내가 아무렇게나 말한 예시). 그리고 경력 커리어에 있어서도 우리는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 학사, 석사, 박사 ....

우리는 평균적인 행동 패턴을 들어 어떤것이 고유하고 보편적인지에 대한 증거로 인식하는 일이 비일비재함.  인간의 발달은 생물적인 발달이든, 정신적 도덕적 직업적 발달이든 종류를 막론하고 단 하나의 정상적인 경로라는 것이 없음. 그리고 이것은 경로의 원칙의 근본을 이루는 토대임.

아동의 발달, 걷기, 언어능력 등. 아이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풀어나감.


1.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음

2. 가장 잘 맞는 경로는 개개인성에 따라 결정됨 (근데 우리 공교육은 보통 하나의 길만을 강요하곤 하지)


전반적으로 빠른 학습자나 전반적으로 더딘 학습자는 없다. 다 각각의 빠른 분야가 있음. 속도가 곧 능력인 것은 아님. 속도를 조절해주면 대부분 배울 수 있는데, 교육 시스템은 허락 안해줌.


개개인에게 업무에 대한 자유도를 주면, 자신의 역량을 활용해서 생산성 올라가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