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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DAY 002] 조급증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성격이 급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노력을 쏟고 천천히 성과를 거두는 것에 익숙치 않았다. 유일한 취미인 운동을 할 때도 그랬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변하려면 적어도 서너 달은 두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항상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자잘한 부상을 입곤 했다. 바로바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에 조급해서 무리하게 운동을 한 탓이겠지.

요즘에도 그 조급증이 도지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책을 읽을 때, 어떤 공부를 할 때도 이게 과연 내 커리어와 미래에 도움이 될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그 어떤 것은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동과 같다. 전문성과 지식은 책 한 두 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더 나은 판단을 하게 만들어주는 경험도 하루 이틀만에 얻을 수 없다. 매일을 충실히 보낸다면 작은 노력들이 누적돼서 결국 더 나은 나로 돌아올 것이다.

하루 하루 조급한 만큼 열심히 하자. 당장 내일 기말고사라도 있는 것처럼 최선을 다해 하루를 보내자.

동시에, 먼 미래를 보자. 지금 하고 있는 건 단거리 스프린트가 아니라 풀코스 마라톤이라고 생각하자. 지금 달리는 이 만큼의 거리가 전체 거리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음을 생각하자. 앞에는 아직도 많은 길이 남았음을 기억하자.



사실 제일 중요한 건 오늘 하루조차도 최선을 다해 보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일 거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걱정만 하는 사람, 불평만 하는 사람,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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