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DAY 010] 자주 글 쓰기 오래도 쉬었다. 언제 블로깅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이리저리 바쁜 탓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게을렀기 때문이다. 빈둥빈둥대는 시간에 책을 읽고 글을 썼다면 벌써 파워블로거가 됐을 것이다. 요새 천안에 내려와서 출장 생활을 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꼼짝 없이 이곳에 매여 있는 신세다. 호텔에서 자고 고객사로 출근해서 일을 하고 다시 호텔로 퇴근하는 일의 반복이다. 그래도 워라밸은 나름 괜찮아서, 늦게까지 야근하는 일이 잦지는 않다. 그래서 오늘 일찍 퇴근한다면 반드시 글을 써보려고 한다. 지금 써보고 싶은 주제는 크게 다섯 가지 정도인 것 같다. 한 번에 내리 쓸 수는 없더라도 분발해보자! 기가 막힐 정도로 신기했던 천안에서의 만남 아직까지도 관계에 서툰 나 자신과 내가 느끼는 관계에 대한 .. 더보기 [DAY 009] 항상 준비되어 있을 것 연봉 협상, 평가 미팅, 멘토 미팅처럼 내부 관리자와의 미팅이 갑자기 잡힐 때가 있다. 관리자들은 어떤 의도를 가지고 나를 부르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느낌이다. 앞으로는 항상 준비되어 있어야겠다. 내부 정치에도 항상 촉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 내 거취를 적극적으로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잘 알고 있어야겠지 내 강점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런 강점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뭘 원하는지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불만이 있으면 그때그때. 말 하지 않으면 호구잡힌다 조금 더 프로페셔널하게, 조금 더 정치적으로. 더보기 [DAY 008] 다시 취업이 결정되기까지 배운 것들 충격적이게도 2018년 6월에 쓰기 시작했던 글인데, 아직 완성짓지 못했다. 그냥 이대로 올리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나새끼, 진짜 게을렀구나... 이직이 (거의) 확정됐다. 퇴사를 결심하기 전부터 이직이 결정되기까지 깨닫고 배운 것들이 많다. 그 중 몇 가지를 남겨볼 생각이다. 1) 나는 내가 보낸 시간을 증명해야 한다. 헛되이 보낸 시간을 꾸며내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이전 직장에서 재직하던 시절, 레주메를 쓸 때마다 자괴감을 많이 느꼈다. 입사한지 1년이 되고, 2년이 됐는데 레주메에 당당하게 쓸 만한 내용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RA 신세였기 때문에 나만의 일을 해볼 기회가 크게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회사에서 나에게 큰 역할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동기부여가 너무 부.. 더보기 [DAY 007] 기억을 걷는 시간 뭣도 없는 내용인데 제목만 거창하게 지어봤다. 이번 글은 이직이나 커리어와 관련된 글은 아니다. 추석 연휴 중간의 영업일에 휴가가 생겼는데 집에서 혼자 빈둥거리기가 뭣해 충동적으로 제주도에 다녀왔다. 혼자 서핑도 하고, 동행 친구랑 식사도 하고, 같은 숙소를 쓰는 분들과 한 잔 걸치기도 했다. 그 와중에 떠오른 "기억의 보존을 위한 SNS의 활용" 이랄까. 기존에 쓰던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은 초안을 대충 써놓고 여러 달째 올리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올릴 수 있을지는 나도 모르겠다...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이다. 사소한 일들은 물론이거니와 꽤나 비중이 있을 법한 일들도 쉽게 잊는다. 다행히도 나쁜 기억력에도 장점이 있어서, 상처나 아픈 기억들도 쉽게 사라진다. 힘들었던 순간들도 지나고 나면 아무렇.. 더보기 [DAY 006] 빚을 지다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정하면서 주변 분들께 정말, 정말 고마운 일들이 많았다.직속 상사로 같이 일했던 분께서 포지션을 추천해주셨다. 사실 그분과 함께 일을 하면서 마냥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진 못했다. 아무 일도 안하고 마냥 기다리는 게 너무 싫어서 내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먼저 집에 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깊은 관계를 맺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잘했던 동료로 인정해주시고, 주변에 많이 얘기해주신다는 걸 전해들었다. 주변에 비어있는 포지션이 있다며 권해주시기도 하고. 증권업계에 아쉬운 점이 있어서 퇴사를 했기 때문에 정말 감사한 제안임에도 불구하고 응하지는 못했다.평소에 내가 좋아하고 따르던 누님께서도 좋은 포지션을 추천해주시기도 했다. 입사를 결.. 더보기 [DAY 005] 그냥 출근을 안한지 3주가 됐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저녁이 돼서야 퇴근하던 때와 달리, 일상에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냥 자유롭지는 않다. 아침에 늦지 않게 일어나서 집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하고, 구직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하는 데 시간을 쓴다.뭐, 무직 상태가 장기화되면 안되니까. 이 흘러넘치는 시간 동안 조금이라도 더 발전적인 일을 하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소모하기만 하는 일상보다는. 내가 이미 굉장히 뛰어난 사람이라 많은 곳에서 데려가려고 한다면야 놀고, 여행 다니다 필요할 때 찾아서 일을 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기에 이 시간을 의미 없이 날려버리기엔 부담스럽다. 더보기 [DAY 004] 소속된 곳이 없다는 사실이 주는 두려움 퇴직 전 마지막 휴가를 쓰고 아무 일도 하지 않은 게 벌써 일주일이 넘었다. 아직까지는 여유로운 마음이다.퇴사 의사를 밝힌 후 회사분들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이 부쩍 잦아졌다. 시간이 많이 생기기도 했고,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식사를 하다가, 커피를 마시다 보면 많은 분들이 요즘 근황에 대해 궁금해한다. 처음 며칠은 잠만 잤고, 이제는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소소한 공부를 하며 지내고 있다고 말하면 사람들의 반응은 신기하게도 비슷하다. "진심으로 부럽다"는 것. 모두가 아주 간단하게 얻을 수 있는 (퇴사를 통한) 여유임에도 불구하고 내 상황을 부러워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참 우습기도 하지만, 이는 어쨌든 회사를 그만둘 수가 없어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회사를.. 더보기 [DAY 003] 자신에 대한 이해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다. 나 자신을 쉽게 알 수 있다면 이런 말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가장 어렵다고 느꼈던 부분도 나 자신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어느 순간에는 일의 의미와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가도, 다음 순간에는 여유로운 일상과 큰 보상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그냥 안주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 회사가 좋아 보이다가, 오늘은 다른 회사가 더 좋아 보인다. 퇴사를 결심했다가도 이곳에 머무르는게 나을 것 같이 느껴진다.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유한하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겪어본 다음에 가장 좋은 것을 취사선택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 같다. 단순히 나에게 주어진 것을 하고, 남들이 .. 더보기 [DAY 002] 조급증 가만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성격이 급했다. 오랜 기간에 걸쳐 노력을 쏟고 천천히 성과를 거두는 것에 익숙치 않았다. 유일한 취미인 운동을 할 때도 그랬다. 운동을 하면서 몸이 변하려면 적어도 서너 달은 두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항상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자잘한 부상을 입곤 했다. 바로바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에 조급해서 무리하게 운동을 한 탓이겠지.요즘에도 그 조급증이 도지는 듯하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성과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책을 읽을 때, 어떤 공부를 할 때도 이게 과연 내 커리어와 미래에 도움이 될까, 이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그 어떤 것은 단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운동과 같다. .. 더보기 [DAY 001] 결심하다 내가 글쓰기 능력이 그리 좋지는 못한 것 같다.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생각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서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하는 게 맞겠다. 작은 생각의 파편들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데, 부유하는 그 덩어리들을 하나로 뭉개서 글로 표현하려고만 하면 아무것도 쓰지 못하고 망설이게 된다. 그래서 파편 그대로 쓰려고 한다. 완성된 글이 아니라, 생각의 조각들을 하나씩, 하나씩. 회사를 나가려고 한다.인생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해가 넘는 시간 동안 무얼 했는지 알 수 없다. 무의미한 일들의 반복이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있게 내 경력을 말할 자신이 없다. 없는 것을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올해로 스물 아홉이다.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고자 한다면 지금이 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