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내가 자기주장이 강한 성격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생각하는 바가 확실하고, 그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단다. 이런 성격 덕분에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나름대로 평온하게 생활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단점도 있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훈수를 두게 된다는 것이다. 내 주장이 강하다는 건 내 방식이 옳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때문에 내가 보기에 틀린, 혹은 부족한 것들을 지적하게 된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삶의 방식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고, 나 또한 여전히 부족함으로 가득한 사람임에도 말이다. 항상 주제 넘는 훈수를 경계하고 있지만, 부지불식간에 말이 나간다.
이런 생각을 하던 중, 자주 들어가는 블로그에서 이런 글귀를 읽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것 자체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스스로 매우 답답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런데 여기에 더 많은 불확실성, 스트레스, 그리고 짜증을 더하는 건 바로 다른 사람들의 훈수이다. 자기만의 바둑을 두면 엄청난 훈수와 지적을 받을 것이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 나를 믿는다고 생각했던 가족들, 업계 사장님들, 비즈니스 파트너들, 투자도 하지 않은 투자자들, 그리고 투자한 투자자들. 이 모든 사람들이 한 마디씩 훈수질을 할 것이다. (…중략…) 지적을 해야지만 내가 더 똑똑하고 잘난 사람같이 느껴지는 인간의 본능 때문인 것 같다."
"자기만의 바둑을 두고 있는 사람들한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훈수를 하겠지만, 낯 뜨겁게 그냥 다 무시하세요. 계속 자기만의 바둑을 두세요. 그리고 이기세요. 반드시 이겨서 내 바둑이 옳았고, 내 목소리가 가장 크다는 걸 그동안 당신들을 믿지 않고 훈수했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세요. 자기만의 바둑을 두다가 패배하는 게 평생 남의 바둑만 두는 것보다는 의미있습니다."
나도 내 방식이 확고한 만큼 누군가가 내가 허용하는 수준 이상으로 내 인생을 간섭할 때 불쾌감을 느낀다. 남도 마찬가지리라. 심지어 그 훈수의 의도마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내 방식의 우월함을 과시하게 위함이었는지 스스로 확신이 없을 지경이면 오죽할까. 매번 내가 옳네, 니가 틀렸네 따지기보다는 그냥 들어주고, 쓴웃음을 지을지언정 남의 방식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 오후다.
위의 글귀는 블로그 THE STARTUP BIBLE (http://www.thestartupbible.com/)에서 발췌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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